Gospel Letter. ' 하나님의 인도를 받기 시작할 때 '
부산에서 신학교를 다닐 때 저에게 여러 문제들이 한꺼번에 찾아왔습니다. 가정문제, 이성문제, 경제문제...저는 문제에 빠져버렸습니다. 너무 낙심이 되었고, 나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부모님을 원망했고, 하나님을 원망했습니다.
그때 저를 양육해주셨던 목사님(박이석목사님)께서 찾아와 주셨습니다.
'승주야 너 말씀의 은혜는 받고 있니?'
저는 모든 예배를 다 참석했고, 물론 신학생이기도 했지만 다른 대학생들과 달리 훈련이며 집회며 열심이었기 때문에 그 질문이 매우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네 그럼요...'
'그런데 목사님이 볼 때는 너무 정신이 없어 보여. 분주해 보이고. 말씀이 마음에 담겨있지 않아 보여.'
그리고 성경구절을 하나 보여주셨습니다.
'베뢰아에 있는 사람들은 데살로니가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너그러워서 간절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고 이것이 그러한가 하여 날마다 성경을 상고하므로_사도행전17:11'
'지금 문제가 많은 것 같은데 사실 중요한 문제는 그런 것들이 아니야. 말씀이 들려야 해. 그래야 영적인 눈이 열리고 하나님의 인도를 받을 수 있단다.'
처음엔 이해를 전혀 못했습니다. 은혜를 받는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말씀을 들어도 깨달음이 없었고 또 그런 상태로 그냥 지나쳐버립니다. 당연히 마음에 말씀이 담기지 않습니다. 그러니 기도할 때나 무엇인가를 선택할 때 말씀이 생각나지 않아 중언부언하게 됩니다. 그리고 내 마음대로 선택하게 됩니다. 당연히 제 삶은 말씀과 전혀 상관없이 살아가게 됩니다. 아무리 예배를 많이 드려도 말이지요.
그때부터 저는 묵상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말씀묵상입니다. 그걸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저의 예배는 달라졌습니다. 일단, 자리부터 옮겼습니다. 가능하면 가까이에서 말씀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들은 말씀은 꼭 정리해서 메모해두었고 한주를 시작하기 전에 저의 기도제목으로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습관이 되지 않아 늘 원위치되었지만 계속해서 해내야 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항상 말씀이 마음에 담겨있고, 그 말씀으로 기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문제는 문제가 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저 지나가기도 하고 또 지나고 보면 하나님의 훈련 임을 깨닫게 됩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구원의 흐름 속에 사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나를 바라보던 삶이 하나님을 바라보는 삶으로, 내가 주인이던 삶에서 하나님이 주인 된 삶으로 말입니다.
_말씀묵상의 행복함 속에서, 오승주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