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spel Letter. ' 어떤 길이 빠른 길일까? '
제가 아는 선배 목사님은 누가 봐도 대단한 실력자였습니다. 그분의 메시지를 20대 시절 들을 기회가 많았는데 들을 때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실제, 역사가 많이 일어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역자가 되었습니다. 저는 그분을 많이 부러워했었습니다. 제가 부러워했다는 의미는 저는 그렇게 실력 있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언제 저런 응답을 받아보나 할 정도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목회자가 되어 사역을 시작하였지만 누구도 알아주지 않을 만큼 평범했습니다. 평범하다 못해 오히려 실수를 많이 하기도 했고, 그 때문에 낙심과 좌절을 참 많이 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얼마나 간절히 기도했는지 모릅니다.
신앙생활을 잘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사람들이 흔히 이야기합니다. 남들보다 더 빨리 응답을 받아야 하고, 남들보다 더 큰 증거가 있어야 하며, 남들보다 더 큰 역사가 일어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목회를 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 속에서 더디 가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흔히 신앙생활을 잘하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복음을 깨닫지 못했다거나 혹은 영적문제라고 함부로 평가하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사실 신앙생활의 결과는 두고 볼 일입니다. 하나님 앞에 섰을 때 하나님께서 평가하시는 것이 진짜 신앙에 대한 평가가 아닌가요? 그렇기 때문에 함부로 평가하거나 비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울왕은 하나님께 크게 쓰임을 받았습니다. 이스라엘의 그 어떤 왕보다 대단했고, 많은 응답을 받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다윗은 정말 더디고 더디었습니다. 골리앗을 물리쳤을 때만 해도 응답이 빨리 올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길고 긴 광야의 길을 가야만 했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사울왕은 성공했고 다윗은 실패했다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모두가 알다시피 하나님 앞에 사울왕과 다윗왕은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되었습니다. 사울은 버리셨고 다윗은 기뻐하셨기 때문입니다.
'나는 가난하고 궁핍하오나 주께서는 나를 생각하시오니 주는 나의 도움이시오 나를 건지시는 이시라 나의 하나님이여 지체하지 마소서_시편40:17'
저는 목회를 하면서 항상 깊게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무엇을 기뻐하실까?' 물론 여전히 저는 미련하고, 부족하고, 실수투성이어서 넘어지고 좌절하지만 또 일어나서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서려고 합니다. 제 인생에 대단한 역사나 증거가 없는 것 같지만 저는 여전히 하나님을 기쁨으로 예배하고 있으며, 여전히 하나님을 사랑하며, 여전히 주어진 삶에서 최선을 다해 하나님의 기쁨이 되려고 합니다. 제가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예수님께서 피 값을 똑같이 지불하셨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저같이 문제 많은 사람도 이 길을 한결같이 가고 있으니 그 누구라도 거뜬히 이 길을 갈 수 있습니다. 조금 더뎌도, 조금 실수가 많아도, 조금 답답해도 괜찮습니다. 단지,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잊지만 않으면 됩니다. 그것을 잊어버리면 아무리 대단한 역사가 일어났을지라도 교만하여 그리스도를 바라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변함없이, 한결같이 그 은혜를 향해 가는 사람이 진짜 빠른 신앙의 길을 가고 있는 것입니다. 비록 더디 가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 그러므로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약한 것들과 능욕과 궁핍과 박해와 곤고를 기뻐하노니 이는 내가 약한 그 때에 강함이라_고린도후서12:9-10'
_우리가 가야 할 길은 '항상 예수 그리스도만이 나의 구원이시며 은혜이십니다',오승주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