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spel Letter. ' 은혜받고 싶어요 '
저는 목사 안수를 받고 엄청나게 열심히 사역을 했습니다. 그토록 원하고, 기도하고, 바라던 목사가 되었으니 당연하게 더 열심히 했습니다. 교회에서 맡겨진 사역도, 교회 밖에서 주어진 사역도 그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광주 서울 천안 그리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역을 했습니다. 결과도 열심히 한 만큼 좋았습니다. 물론 눈에 보이는 결과들이겠죠.
제가 스스로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었던 때는 눈이 보이지 않는 마음이 죄와 타협하기 시작할 때입니다. 그렇게 예배를 드릴 때마다 눈물을 흘리고, 그렇게 기도할 때마다 은혜를 받아 회개와 감사, 감격이 제 삶을 변화시켜주었었는데 그런 은혜가 사라졌습니다. 말씀을 들어도 그 말씀을 기록해도 그때뿐이었습니다. 다시 펼쳐 보려 하지 않았고, 점차 은혜의 기도시간보다 사역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 회의하는 시간, 자료를 연구하는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요즘 ‘목사님 은혜 받고 싶어요. 변화 받고 싶어요’ 라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앉아서 대화를 하다보면 깜짝 놀랍니다. 전혀 은혜와 동떨어진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토요일 밤이면 영화를 보고, 친구들과 밤새 노느라 예배를 늘 지각한다고 합니다. 아니! 그 누가 설교 끝날 때쯤 교회에 가는데 은혜를 받을 수 있을까요! 그럼 다시 말씀이라도 들어야 하지만 예배를 참석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 또 같은 삶을 살아갈 뿐입니다. 그 뿐 아니라 일주일 내내 분주한 우리네 삶은 예수님과 교제할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은혜 받고 싶고, 변화 받고 싶으나 그것보다 더 우선이고, 중요하다고 생각되게 만드는 것들에게 우리 마음을 다 빼앗기고 있죠.
은혜는 어디서 오는가요? 은혜받고 싶은데 말씀을 듣지 않고, 은혜받고 싶은데 말씀을 읽지 않으며, 은혜받고 싶은데 기도하지 않습니다. 정말 분주한가요? 그러나 잘 살펴보면 게으름입니다. 더 잘 살펴보면 마음을 무엇인가에 빼앗겼습니다. 더 잘 살펴보면 예수님을 가까이하지 못하게 하는, 은혜를 받지 못하게 하는 그네들(마귀일까, 죄일까, 그것을 느끼지 못하지만)에게 영향을 제대로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마냥 분주함에 내 마음과 몸을 맡기고 흘러가는 데로 살면 안 됩니다. 제 아무리 대단한 목사라도 은혜의 시간이 없으면 영혼이 황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황폐한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죠. 저는 다시는 그런 열매를 맛보고 싶지 않습니다.
이것은 율법적이거나 단지 규모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빛 되신 예수님을 만나야 합니다. 생명 되신 예수님을 가까이해야 합니다. 은혜이신 예수님과 사귐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하나님 앞에 가면 연약한 존재임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 앞에 가지 않으면 잘 모르죠. 스스로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사는 것이 죄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 가면 연약함을 깨닫습니다. 그것이 예수님과 관계의 시작이 됩니다. 연약하기 때문에 예수님이 우리의 대제사장이 되어주셨습니다. 예수님을 의지할 때 우리는 온전하여질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의지할 때 비로소 연약함이 강함이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는 제대로 된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그 안에 모든 것이 다 있고, 모든 길이 다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 것, 정말 작은 것부터 회복해보세요. 제시간에 가서 앞자리에 앉아 예배를 드려보세요. 더 중요한 것은 멀쩡한 정신으로, 사모하는 마음으로 예배에 참석하는 것이겠지요. 분주한 삶 속에서 단 몇 분이라도 시간을 내어 말씀을 들어보세요. 읽어보세요. 그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 은혜로 사는 삶은 바른 길을 가게 하는 지혜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의지하는 것은 예수님과의 관계가 어떤지 살펴보고 재설정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재설정하시길 바랍니다.
‘그리스도께서 약하심으로 십자가에 못 박히셨으나 하나님의 능력으로 살아계시니 우리도 그 안에서 약하나 너희에게 대하여 하나님의 능력으로 그와 함께 살리라 너희는 믿음 안에 있는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너희 자신을 확증하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신 줄을 너희가 스스로 알지 못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버림 받은 자니라_고린도후서13:4-5’
_은혜로 내 삶을 온전하게 함으로 살아가는, 오승주목사